생활·문화

CIA 보고서 공개... 6·25전쟁 중 서울 대폭격 참상 밝혀져

2024-06-26 11:05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미국 공군은 서울 도심에 대규모 폭격 작전을 감행했다. 특히 북한 조선인민군이 점령한 용산역과 주변 지역, 일본군 기지 등이 주요 타격 대상이 되었다. 7월 16일, B-29 중폭격기 47대가 용산역과 철도시설에 소이탄을 투하해 완전히 파괴했으며, 이러한 폭격은 9월까지 4~5차례 이어졌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공식 보고서를 통해 당시 폭격으로 해방촌(현재의 서울 용산동2가 및 후암동 일대)도 전면 초토화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성공회대 전갑생 연구교수는 '한국전쟁기 서울과 인천지역 미 공군 폭격' 논고를 통해 이 보고서를 처음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1950년 9월 15일 작성되었으며, 미 공군이 용산 일대의 군사시설과 더불어 해방촌을 완파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해방촌 폭격은 제네바 협정 3조를 위반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전쟁 당시 서울 정릉에 살던 김성칠 서울대 교수의 회고록 '역사 앞에서'에도 단편적으로 언급된 바 있다. 김 교수는 맹폭으로 수천 명의 무고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증언했지만, 그동안 공식 문서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CIA 보고서 발굴은 이를 공식적으로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전 교수는 또한, 미군과 유엔군, 한국 정부가 9~10월에 대대적인 피해조사를 벌였으나, 인명피해에 대한 조사는 의도적으로 생략된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민간인 살상 폭격은 오늘날 이스라엘 가자지구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도시 공격과 같은 맥락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전 교수는 1950년 7월 용산 대폭격 이후 용산역과 기지 일대의 항공사진도 공개했다. 폭격 후 피해 상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이 사진들은 당시 폭격의 참상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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